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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생명] 20260819 세계끝의버섯 1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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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9 세계끝의버섯 1주차 후기
작성자: 인영
무려 시즌 4까지 굴러온 독서모임 생명! 올해 3월부터 시작해 <생명의 아픔>(박경리), <바깥의 사랑들>(쿄 매클리어), <강원도 마음사전>(김도연)을 건너왔습니다. (그런데 세미나 후기는 이 글이 왜 처음일까.. 반성반성) 2주간 여름방학을 보내고 이번에는 <세계 끝의 버섯>(애나 칭)을 읽기로 했습니다. (짝짝짝!)
전나무숲길을 걷다 보면 요즘 버섯이 정말 많아요! 어제 본 버섯은 오늘 보이지 않고, 어제 없던 곳에 오늘은 왕성하게 버섯이 발생해있는데요. 책을 읽으며 버섯을 발견하고 빠져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모이자 마자 다들 책이 어렵다, 얘길 들으러 왔다, 하셨지만 오늘 무려 3시간 동안 얘길 나누었어요. 이 책은 자본주의의 폐허 속에서 버섯을 따라가며 발견한 이야기를 쓴 책인데요. 박선생님의 "우리는 현재의 불안정성을 지구 전체의 상태로 이해해야만 우리 세계가 처한 이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문장을 시작으로 폐허와 불안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누었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이후 가장 먼저 등장한 생명체가 송이버섯이라는데, 그 버섯은 피폭된 상태로 자란 것일까? 궁금했고요. 방사능을 자실체에 품은 채로 발생했다가 땅 속으로 사라진다고도 하고,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이후 그곳의 사람들은 버섯을 먹지 않는다고도 하네요. 그런데도 그런 지역에 자발적으로 들어가서 사는, 혹은 그곳이 고향이기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체르노빌 사고 이후 사람들은 알고서도 피폭지역에 들어가 산다는 이야기 등을 나누었어요.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는 책 이야기라네요!
그러면서 '완전히 안전한 지역이나 완전히 위험한 지역이 있는 것일까? 청정한 지역이라는 게 있을까.' 이런 얘기도 나왔어요. 좀 더 스케일을 줄여서 생각해보면, 오대산에 농사짓는 땅에 얼마나 많은 농약과 비료를 쓰는데 말이죠. 그런 불확실성과 불안정성 속에서 우리가, 모든 생명이 살아가고 있는 거지요.
한 분께서는 처음에 진부에 와서 작게 농사를 시작할 때 농사 관련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멘토를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물었대요. “농사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랬더니 멘토가 답하길, “농약과 비료야. 이걸 시의적절하게 주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거야.” 이런 인식이 보편적이라는 거죠. 그러자 한 선생님은 "생명은 환경에 맞춰서 살게 되는 거에요, 사람들도 환경에 맞춰서 다 살게 되어있고 요즘 농약들은 검사받을 때 검출되지 않을 만큼 농도가 진하지도 않아요"라고 전해주셨어요.
그래서 공생이 가능한 교란과 모든 것을 앗아가는 파괴는 무엇이 다를까 하는 질문도 들었네요.
“하지만 생명이 다했다고 여겨지는 이런 장소들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버려진 자산 들판asset field은 종종 새로운 다종과 다문화의 삶을 생산한다. 전 지구적으로 불안정성이 나타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러한 폐허에서 생명을 찾는 일밖에 없다.
우리가 내디딜 첫걸음은 다시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진보 서사의 단순화에서 해방되어 패치성의 매듭과 맥박을 탐험하는 것이다. 송이버섯이 하나의 출발점이다. 이 버섯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놀라운 문장입니다. 또다른 박선생님이 책에서 읊어준 문장이에요. 참... 위기와 폐허와 비관적 미래를 보고자하면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호기심을 품은 채 스스로가 생기 넘치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어쩌면 생명운동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폐허와 불안정성, 기후위기의 암울함 속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두 젊은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이런 시대에 아이가 자라나갈 것이 걱정되고 꺼려지는 마음, 그렇지만 그 생명력 가득한 존재와 함께 살아가고 싶은 마음, 우리는 예측할 수 있을 뿐 결과를 다 알 수는 없으니 어떤 가능성에 맡기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 같아요.
3시간이 아쉬울 만큼 많은 이야기를 오간 첫 모임! 저는 대성공이라 생각합니다. 과연 이 벽돌책을 다들 어떻게 읽을지 조금 걱정했거든요. 그러나 책 두깨만큼 이야기 보따리가 풀리는 걸까요? ^ㅅ^ 독서모임 생명에 함께하는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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